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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가족 이야기

"혈우가족 이야기"는 혈우재단 재단보 ‘코헴지’에 소개되었던 환우와 가족의 경험담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개인 보호를 위해 일부 글은 익명으로 게시합니다.

[환우수기] 무엇이든 노력하면 끝에는 좋은 결과가 기다린다
관리자 ㅣ 2020-06-01 09:22 ㅣ 127

 안녕하세요. 경기도 수원시에 살고 있는 중증 혈우병A, 27살 환우입니다. 저는 현재 SRT 고속철도에 근무하고 있으며 입사한 지 6개월 된 신입사원입니다. 코헴지를 통해 다른 환우분들에게 인사드리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뛰놀기 좋아하던 학창시절

  저는 생후 10개월쯤에 혈우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중 잇몸에 상처가 났는데, 지혈이 잘 되지 않아서 혈우재단에 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혈우병 중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놀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픈 것을 숨기면서 열심히 놀았습니다. 축구같이 활동적인 것을 하면서 주사도 제때 맞지 않아서 출혈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붕대를 감고 등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이 많이 속상해하셨습니다.

  중학생 때, 과학의 날 행사로 고무동력기를 만들어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1등을 하여 학교 대표로 서울시대회까지 나가게 되었습니다. 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서 전국 대회까지 진출하게 되었는데, 전국대회에서 마지막에 2등이라는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고무동력기 대회를 계기로 과학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고등학교에서 이공계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힘들었던 취준생 시절

  대학생 시절에는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적성을 찾기 위해 인턴과 아르바이트도 하였는데, 인턴으로는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에서 2개월간 일을 하였습니다. 인턴 당시 주로 사무 업무 보조를 하였는데, 몸이 아프고 팔이 아프다 보니 많이 움직이며 하는 일보다는 안정적인 업무가 적성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공무원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공무원 시험은 1년에 한 번뿐이라 시험 준비기간도 길고 낙방했을 때 심리적으로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주변에서도 걱정을 많이 했기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공무원 시험에서 낙방한 뒤 재도전하지 않고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공기업 입사시험인 NCS(국가직무능력표준)는 문제에 비해 시험시간이 짧기 때문에 문제를 빠르게 읽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시험이었습니다. NCS를 잘 풀기 위해 여러 기업의 NCS 모의고사 책을 사서 풀었고 오답정리도 꼼꼼하게 하였습니다. 오답노트도 따로 만들어서 시험 직전에는 오답노트만 보고 시험에 임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저는 SRT 고속철도 입사시험에서 최종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 준비를 하면서 정말 힘든 취준생 생활을 했기 때문에 비록 공무원은 아니었지만 공기업에 합격하여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기뻤습니다. 가족과 주변 지인분들도 많이 축하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철도 관련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합격 후 교육을 받을 때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며 업무를 배워나갔습니다.

 

<수서역 역무원 생활> 

  현재는 SRT 고속철도 수서역에서 역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역사 내에서 근무하며 매표업무와 안내 등의 일을 주로 합니다. 수서역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에 가시는 분들도 많이 이용하십니다. 그런 분들이 휠체어를 이용하실 경우, 열차에서 잘 내릴 수 있게 리프트 이용을 도와드리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에게는 휠체어로 셔틀버스, 택시 승강장, 주차장 등까지 이동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제 직업의 장점은 역시 공기업이다 보니 다른 직장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영업에 대한 압박도 없고, 주어진 업무를 잘 수행하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서비스직이다 보니 진상고객을 만나면 심리적으로 정말 힘듭니다. , 교대근무를 하기 때문에 야간업무를 하다 보면 밤낮이 바뀌어서 몸이 피곤해집니다. 업무시간도 길기 때문에 좋은 체력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진상고객을 상대하고 나면 많이 피곤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예를 들면, SRT는 쾌적한 환경을 위해 입석발매가 없습니다. 그래서 매진일 경우에는 열차를 이용할 수가 없게 되는데, 자리가 없어도 가야겠다며 표를 달라며 화내거나 욕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정말 당황스럽습니다. 제공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힘이 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좋은 고객들도 많이 계시며 밝게 인사를 받아주시고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이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안내 업무 중에 출혈이 일어나면 곤란하기 때문에 주로 주간 출근 전날 저녁에 유지요법을 하고 있습니다. ,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느껴지면 바로 주사를 맞습니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운동도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 해소도 함께 되는 것 같습니다. 헬스를 등록해놓았지만 요즘은 코로나19 때문에 헬스장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휴식을 취할 때에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정신을 힐링합니다. 피아노 연주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취미로 연습하며 심리건강을 챙기고 있습니다.

  또, 요즘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직장에서 하루 2번 이상 방역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하고 있는데,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힘을 내어 더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코로나19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전진!> 

  취업에 성공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해서 진로문제가 끝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공부를 해서 철도 관련 자격증도 취득하고, 철도 관련 전문가가 되어서 기업과 고객에게 꼭 필요한 인재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저는 과학을 좋아해서 고등학교에서 이공계를 선택했지만 대학은 인문계인 경제학과에 진학하였습니다. , 취업 목표로 공무원 공부를 했었지만 SRT에 취업하여 부족한 철도 관련 지식을 가지고 공부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길이 아니라 처음 적응하는 데에는 조금 힘들었지만 무엇이든 노력하면 끝에는 좋은 결과가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몸이 아프다고 포기하지 말고 원하는 길이 있으면 이전과 다른 방향이더라도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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